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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투고

[기고] 농촌 어르신의 마음과 사천 경찰의

 

어느 누군가 경찰관을 상대하는 마음을 한마디 이야기 하자면 '불원근 불원원(不遠近 不遠遠)'으로 표현한 이야기를 듣고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도 변화된 경찰을 모르고 있구나 하면서 혼자 중얼거린 사실이 있다.

'불원근 불원원(不遠近 不遠遠)'은 너무 가까이 해서도 안되고 너무 멀리해서도 안된다는 애매한 입장을 표현하는 말로 해석하면서, 아직까지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거리감과 부담감이 있다는 현실에 씁쓸한 마음이 한구석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사천경찰은 경찰의 원래 목적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는 물론, 진정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기 위하여 지구대 제도로 통합되어 없어졌던 파출소를 부활하자 파출소가 없어졌으면 하였던 주민들이 막상 파출소가 없어지자 그 아쉬운 마음을 표현치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두곳에 파출소를 부활시키자 지역주민들이 감사패를 만들어 경찰서장을 찾아오는 등 변화된 경찰의 위상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사천경찰은 도농 복합 도시로 아직도 많은 지역에 농업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 어르신들이 농사에 종사하는 현실로 경작한 농작물을 제때에 수확치 못하고 애를 때우며 일손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사천경찰서는 그동안 1社1村 돕기 행사로 농산물 수확돕기 및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토마토, 쌀 등을 현지 구입하였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재래시장 상품권을 구입 관내 재래시장에 물건을 구입하였으며, 111사랑나눔운동으로 노인 요양 시설 방문등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에 사천경찰서 경찰관들은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경작한 마늘을 수확한 후 벼를 심어야 함에도 일손이 없어 수확치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서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시간을 내어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 석문마을에 마늘 수확을 위해 노력봉사를 하였다.

나 자신도 촌놈으로 부모님의 농사를 도와 가면서 자랐으나 이번에 마늘 수확 현장을 가보니 허리 굽은 노인들만 계실뿐 젊은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짧은 시간이였으나 수확치 못한 마늘을 일부나마 수확하도록 지원한 후 돌아 설 때 흙 묻은 손으로 우리손을 잡고 감사하다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을 때 한 편으로는 뿌듯한 마음 보다는 왠지 눈물이 핑 도는 그 무엇인가 표현하기 어려운, 가슴한 구석을 메이는 심정 또한 저버릴 수 없었다. 

비록 사천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아니지만 각종 비리 관련 및 안일한 업무 태도를 경찰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경찰 총수가 물러나는 등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나, 그래도 대다수의 경찰은 국민들을 위하여 오늘도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경찰관들이 있고 진정한 마음으로 내일을 향해 봉사하는 경찰이 있는 한 사회는 밝아져 올 것이고, 국민이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진정한 봉사 다하면 '불원근 불원원(不遠近 不遠遠)'보다는 주민들이 경찰관들과 다정한 이웃처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천경찰서 경무계장 김효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