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사천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신뢰 바탕 -
"눈은 세계를 봤지만 가슴은 늘 고향, 사천을 향했습니다."
재일동포 사업가 한창우 (주)마루한 회장(81)의 고향 사랑 행보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사천시민의 종 기부 협약식'에서 한 회장은 사천 600주년 기념 상징물인 사천시민의 종 제작을 위해 사업비 30억원의 거액을 지역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쾌척하면서, 그의 남다른 애향심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가난한 소작농 아들로 태어나 1947년(당시 16세) 밀항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넌 한 회장은 당시 쌀 두 되와 영어사전 한 권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사업에 성공한 뒤에도 가난했던 시절이 생각나 장학사업과 기부활동 등을 계속해 왔던 그에게 고향에서 받은 영감과 어린시절 가난했던 기억은 현재까지도 살아가는 힘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고향 사천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이번 기부에 앞서 그는 지난 2010년에도 사재 60억원을 털어 사천에서 장학재단을 설립, 매년 관내 소외계층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고향 사천에 대한 한 회장의 각별한 고향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같은 공로로 한 회장은 그 해 10월 사천시에서 처음으로 주는 시민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천시민의 종 제작에 사업비 30억원을 쾌척한 것도 평소 그의 남다른 애향심이 반영된 것. 게다가 정만규 사천시장에 대한 인간적인 믿음과 신뢰가 한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8월 사천 6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고문으로 위촉되면서 시가 사천 60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해 추진 중인 사업들을 자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천시민의 종 제작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향우인의 한 명으로써 당연히 뜻을 함께 하게 된 것"이라며 30억원을 쾌척하게 된 배경을 피력했다.
"특히, 정만규 시장을 몇 차례 만나게 되면서 정 시장의 인간적인 면모에 많이 이끌리게 되었습니다. 시장이 되기 전 맨손으로 사업을 일군, 자수성가한 그의 모습에서 사업가로서의 근성을 엿볼 수 있었고,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더 나은 시정을 펼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신뢰가 쌓이게 되었고, 이번 사천시민의 종 제작에 기쁜 마음으로, 선뜻 기부하게 되었습니다"며 이번 기부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처럼 따뜻하고 인간적인 그의 인격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많은 굴절의 세월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알고 남을 도우려고 하는 인격이 바탕에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밀항선을 타고 일본에 온 16세 사천 출신 소년이 연매출 30조원의 거대 한상(韓商)이 되기까지 한 회장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광복 직후 일본에 도착한 그는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날이 수두룩했다.
주경야독으로 힘겹게 호세이대학을 졸업했지만 재일 한국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일본 사회는 취업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1953년 교토의 작은 마을 미네야마에서 파친코 가게를 운영하는 매형에게 간 것이 파친코 사업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파친코 경영에 인재 양성, 서비스 혁신 등을 접목시켜 `마루하니즘`이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이런 굴곡진 과정에서도 오뚝이처럼 우뚝 선 한 회장은 세계 한상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고 포브스가 선정하는 일본의 20대 부자에 3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88서울올림픽 때는 재일한국후원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편 한창우 회장은 지난달 일본에서 사천 600주년 기념 상징물인 '사천시민의 종' 제작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한창우·나가코 교육문화재단을 통해 지역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30억원의 거액을 쾌척했다.
전통 목조 기와 형태로 제작될 사천 시민의 종 제작과 관련해 올해 연말까지 종 제작을 위한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10월까지 시청 광장 내 야외갤러리(544㎡)에 종과 종각 건립을 완료해 내년 11월 17일에 타종식을 가질 예정이다.
■ 한창우 회장 약력
△1931년 경남 사천(옛 삼천포) 출생 △1947년 밀항선을 타고 시모노세키 도착 △1953년 호세이대학 경제학부 졸업 △1957년 파친코회사 (주)마루한 창업 △1988년 서울올림픽 재일한국후원회 부회장 △1991년 상공의 날 대통령상 수상 △1993년 세계한인총연합회 결성 △1994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수상 △1997년 세계한상 무궁화대상 수상 △2005년 마루한 연매출 10조원 돌파 △2010년 경남 사천시민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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