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들의 한글 사랑 '후끈'
- 동서동, 2012 한글교실 백일장 개최…한글 학교 수강생 40여 명 참가 -
"철없는 손자가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보챌 때면 몰래 뒤돌아서서 가슴을 치던 때가 많았다. 이제 한글을 깨우쳤으니 손자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혼자 은행에 가서 돈도 찾을 수 있어 기쁘다."
12월 21일 오전 10시부터 동서동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 열린 '2012 한글교실 백일장대회'에는 참가자 대부분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다.
이날 대회에는 일제와 6.25전쟁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까막눈’으로 살아오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한글 사랑에 대한 열기로 가득 찼다.
대부분이 70세를 넘겼으면서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4년 동안 수업을 받은 끝에 백일장 대회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이날 한글을 깨우치게 해 준 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시한 뒤 가족, 친지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만학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천시 동서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는 배움의 기회를 놓쳐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의 한을 풀어 드리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한글학교 운영을 시작해 많은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에는 어르신 40여명이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 수업을 통해 주 2회 한글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제법 읽고 쓰는 단계까지 왔으며, 어르신들 대다수는 배움의 열정으로 간단한 셈과 은행거래 및 관공서 민원 신청까지 가능해졌다.
정홍찬 위원장은 "앞으로도 비문해자에게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일상의 불편함을 줄이고 더 많은 사회활동 참여기회를 제공 하겠다"고 했다.
노영주 동장은 "보다 많은 동민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이 배운 한글을 자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긍심을 높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